<우리시대 불상 만들기>

인류가 불상을 만들기 시작한 지도 어느덧 2천 년이 흘렀다.

불교가 퍼진 지역과 시대에 사람들이 자신들의 용모를 기준으로 불상을 만든 이유는 누구나  깨달았으면 부처가 되기 때문이다.

불교 국가였던 삼국, 통일신라, 고려 때는 귀족들을 모델로 장인들이 불상을 만들었고 유교 국가였던 조선 때는 사대부들을 모델로 스님들이 불상을 만들었다.

한국 불상은 한국인이 한국인을 모델로 만든 가장 오래된 인체조각상이다.

나는 우리시대 불상 만드는 것을 일생의 과업으로 삼아 역대 한국 불상뿐만 아니라 인도와 중국 불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얼굴과 신체를 찾아 작품 안에 하나로 녹아들게 하였다.

여러 재료 가운데 섬세한 표현이 가능한 청동주물법을 사용하였고 이를 금색으로 개금을 하지 않고 채색을 하거나 아니면 원래 청동색 그대로 두어 깊이감을 더했다.

가정집에서 모실 수 있게 손바닥만 한 크기부터 법당에서 봉안할 수 있는 크기까지 규모, 형태의 다양성과 여러 기법을 사용하여 벽에 걸 수 있게 부조로 만들거나 좌대에 놓을 수 있게 환조로 만들어 공간에 걸림 없게 하였다.

내가 만든 불상이 우리시대 불상의 모범이 되었으면 한다.